에쿠니 가오리 《울 준비는 되어 있다》 — 잃음은 소유했다는 증거였다
책장 정리를 하다 오래된 책 한 권을 발견했습니다. 2004년,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0년도 더 지난 대학생 시절에 읽었던 에쿠니 가오리의 《울 준비는 되어 있다》였습니다. 표지는 낡아 있었지만, 제목만은 여전히 또렷하게 마음에 박혔습니다. ‘울 준비는 되어 있다’라니, 그때도 이 제목이 참 이상하게 담담했다는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습니다. 그런데 정작 내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습니다. 스무 살 무렵의 저는 이…